민주당전략공천

민주당의 오만한 ‘내리꽂기’ 공천

고도의 저격수 2019. 7. 13. 00:11
민주당의 오만한 ‘내리꽂기’ 공천
편집국장 고하승 
  
 


높은 지지율에 취한 더불어민주당의 ‘내리꽂기’ 공천이 참으로 가관이다. 

실제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이른바 ‘전략공천’이라는 명분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공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당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에 따르면 영등포에서 3선이 기대되던 조길형 현 구청장이 탈락하고 채현일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청장 후보로 단수공천 됐다. 

조길형 구청장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민주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지역 당원들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당원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전혀 연고도 없는 구청장 후보 단수공천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며 “우리 당원들의 허탈과 회의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천에 당의 현지조사를 반영시켜 달라”고 압박했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전략공천한 중구에서도 “부당한 전략 공천을 당장 철회하라”며 7명의 구청장 예비후보들이 전날 중앙당과 서울시당 항의방문에 나서는 등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다. 

김수안ㆍ김연선ㆍ김찬곤ㆍ신종화ㆍ이경일ㆍ김태균ㆍ최강선 등 예비후보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며 “문제가 많고 경쟁력마저 의심되는 후보를 전략 공천 했다는 것은, 소수의 당정 농단에서 비롯되었다고 확신하므로 우리는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양호 후보는 동대문에서 구청장 경선에서 지고 국회의원 하려다 낙마했다”며 “스스로 ‘뼛속까지 동대문 사람’이라고 외친 사람이 중구에 와서 구청장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1년에는 관악구청장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에게 공천을 주고 2014년엔 중랑구청장 준비하던 사람 데려다 공천했지만 모두 패배했다"며 “지역 기반이 있는 후보를 내세웠으면 결코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밀실공천이 철회될 때까지 강경투쟁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중랑구청장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가 당대표실 앞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는 "23년 동안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 전략공천 말고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지한 흉기를 꺼내 자해를 시도했던 것.

그런데 이런 불공정한 ‘내리꽂기’ 공천은 서울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었다.

천경배 당대표실 부실장을 청년 몫으로 전략공천 한 전남 신안군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임흥빈 신안군수 민주당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전략공천이라는 미명 하에 저질러진 신안군수 후보자 결정에 한없는 자괴감과 12년간 몸 담았던 민주당에 심한 배신감으로 몸서리가 쳐진다"며 탈당 의사 표명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말았다.

민주당 경남 창원 지역 당원들은 이날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창원시장 공천 과정은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았다. 당원 2600여명과 함께 탈당하겠다”며  집단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 남성이 ‘전략공천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가려다 당직자들로부터 제지받자 밖에서 “전략공천, 밀실공천을 없애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모습이 기자들 눈에 띄기도 했다.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공천이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전략공천과 관련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예비후보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예비후보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밀실 전략공천은 ‘내리꽂기’공천으로 내부 반발이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집권당의 지지율이 높아도 이런 사태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도처에서 벌어진다면,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호남 지역 등 승리를 장담하던 곳마저 승리를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어쩌면 지지율에 취한 민주당의 오만한 ‘내리꽂기’ 공천때문에 기대했던 ‘싹쓸이’의 꿈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높게 조작된 민주당 지지율을 믿고 ㅋ

http://www.simi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3087